백운산(1.222m) - 전남 광양시 옥룡면 [2013. 4. 14.]
백운산은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면 지리산 자락과 함께 수려한 섬진강계곡을 만들며 계곡 저쪽에 길게 뻗은 능선으로 기억에 남는 봉우리이다. 덕유산 아래 영취산에서 장안산을 거쳐 전라도안을 한바퀴 돌아온 호남 정맥이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나간 뒤 끝맺음을 한 봉우리가 백운산인데 호남정맥 시작지점의 장안산을 빼면 끝맺음 봉우리가 호남 정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되었다.
불과 2주전(2013. 3. 31.)에 다녀온 산이지만 그때 가 보지못한 억불봉을 가 볼 요량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에 우의를 2벌이나 챙기며 새벽길을 나선다.
산행 들머리는 지난번과 동일한 진틀마을에서 시작하여 한결 맘이 편한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일기예보에선 비가 온다고하였지만 햇볕이 따사롭게 내려쪼이니 제발 비가 오지말기를 기원하며 산행을 시작하였지만 점차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하늘은 점점 어두운 그림자가 깔리기 시작한다. 신선대를 얼마 남지않은 거리에서 드디어 빗방울은 시작되고 우의를 뒤집어쓴채 산행을 하지니 갑자기 체력이 떨어진다. 아마도 어제 마신 술때문이리라....
겨우겨우 신선대를 올라 사방을 살펴보는데 갑자기 뭔가가 부지직 거린다싶었는데 번개불이 번쩍인다. 하이고 무셔라~~``
잽싸게 바위에서 내려서서 정상으로 내달린다. 정상에 다다랐을 즈음엔 벌써 안개가 몰려와 분간이 잘 안된다.
정상인 상봉은 거대한 바위로 되어있어서 웅장한 모습이다. 정상에서는 남릉을 타고 995m봉을 지나 억불봉쪽으로 이어진 긴 능선(이 능선이 섬진강에서 멋진 스카이라인으로 보이는 능선)의 억새초원을 횡 단하는 맛을 백운산 산행의 한 중요한 포인트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능선은 아주 길지만 굴곡이 적은 평탄한 산길이어서 진행이 빠르고 억불봉의 모습도 억새 초원의 경관과 함께 인상에 남는다.
능선에서 하산하는 길은 노랭이재로 하는 것이 좋다. 이 재는 경찰고지를 우회하여 지능선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다.(계곡길도 있다). 능선과 계곡이 끝나면 그 곳이 동동마을이다. 동동마을은 선동마을에서 약 1km쯤 아래쪽에 있다.
[산행코스] 진틀마을-병암산장-진틀삼거리-신선대-상봉(백운산)-헬기장-925봉 삼거리-억불봉-노랭이재-노랭이봉- 동동마을(약 13Km) 6시간 30분소요
산행들머리 진틀마을
화사한 벗꽃이 산행입구를 반긴다.
산수유와 병암산장...
백운산의 고로쇠나무는 수액의 원조로 꼽힌다. 수액과 관련된 설화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마시고 ‘뼈에 이로운 물’이라고 해서 골리수(骨利水)로 불렸다는 유래도 전한다.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호스가 산속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그 옆으로 지난다.
진틀 삼거리...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신선대로... 우측으로가 면 백운산 정상을 바로 오를 수 있다.
신선대 오름의 사다리길
신선대에서 도솔봉 방향을 바라보니 시커먼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다시금 정상부근을 카메라에 담는데 번갯불이 번쩍.... 얼마나 놀랐는지 허둥지둥 신선대 바위를 내려선다.
백운산 정상 상봉에 오르니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잔뜩끼어있고 바람은 또한 얼마나 매섭게 불어 대는지....
몸을 제대로 가누기가 힘들다.
그래도 인증샷은 날려야 하니까... 정상석에 매달려 겨우겨우 흔적을 남긴다.ㅎ
바람과 안개 때문에 손도 시리고 중심을 잡기가 넘 힘들어 서둘러 정상에서 내려간다..
정상에서 내려서니 점차 안개도 옅어지고.....
헬기장...
이곳 헬기장에서 2주전에는 우측의 백운사방향으로 하산을 했지만 오늘은 그대로 직진방향으로 억불봉을 향한다.
지난번 산행에서 못보았던 상백운암이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카메라로 좀더 가까이 당겨보니 암자라기 보담 마치 움막같은 느낌이 든다.
지나온 정상을 뒤돌아보니 안개가 많이 걷히고 백운산의 웅장한 모습를 보여준다.
앞으로 가야 할 맨뒷쪽의 억불봉 모습...
하늘은 언재 비가 왔었냐며 흰구름이 두둥실 떠내려간다..
아름다운 솔밭길...
한적한 등산로길.... 나는 아무도없는 이런길이 제일 맘에 든다.
아름다운 소나무 자태.....
얼레지 군락지를 만났다. 사진솜씨가 없어서 사진이 맘에 영 안든다...ㅎ
억불봉가는 억새능선... 넘 아름답다.
어느새 코앞에 다가온 억불봉.....
기념하나 남기고....
지나온 능선들.....
억불봉 오름의 철계단과 암릉들....
억불봉....
능선따라...우측의 노랭이봉이 손에 닿을듯....
옅은 박무로 인하여 카메라에 잡히는 풍광이 별로다.
드디어 억불봉 정상.....
만세도 불러보고....ㅎ
지나온 억불봉...
억불봉에서 내려와 삼거리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운산 정상...정상부분이 마치 닭벼슬처럼 닮았다. 그래서 <동여비고>에는 ‘백운산은 백계라고도 한다’고 돼 있다. 현재 백계산은 백운산의 남쪽에 위치한 봉우리만 가리킨다. 광양시청 정다임 실무관은 “과거 기록에 나오는 백계산이 지금의 백운산을 말하며, 흰 닭이 두 발을 딛고 날개를 편 상태서 북쪽으로 날아오르는 형세의 산”이라고 말했다. “정상 상봉이 닭 벼슬에 해당하며, 계족산이 닭발이고, 한재는 목 부분, 따리봉이 몸통”이라고 설명했다.
억불봉....
노랭이봉....
노랭이재...
억새속에 핀 개복숭아꽃....
억새뒤로 도솔봉이....
멀리 우측의 백운산 정상이 가물가물 보인다.
진달래가 한껏 피어야겠지만 얼마전 눈비가오던날 쌀쌀해졌던 날씨탓에 꽃잎이 나오다가 까맣게 얼어버렸다.
노랭이봉...(일명 경찰고지라 부른다.)
산불감시용 카메라...
시계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남해 바다가 훤히 보일텐데.... 옅은 안개 때문에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봄은 봄인지라 하신길에 진달래가 반기고....
서울대 수련관과 남부 학술림...
광양 백운산이 요즘 화제다.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여부를 놓고 논란 중이기 때문이다. 광양시와 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찬성, 서울대와 고로쇠수액협회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수적으로나 분위기상으로 찬성 쪽이 우세한 것 같다. 발단은 서울대 법인화에 있다. 백운산에 서울대 남부학술림이 있기 때문에 법인화가 되면 백운산은 자연 서울대 재산으로 귀속된다. 광양시와 시의회, 시민단체가 이를 그냥 지켜볼 리 없다. 그래서 국가재산으로 귀속시키기 위해 국립공원 지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산행 날머리...
산벗꽃....
철쭉.....
나무들이 점차 연록색으로 갈아입는중......
동동마을회관..그 뒷편에 아주 요상하게 생긴 집이 한채있는데...마치 무슨 신을 모시는 사당처럼 보였다.
개별꽃....
연산홍.....